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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언컨택트

미래목회연구소 느헤미야 2020-05-27 01:47:13

언컨택트: 더 많은 연결을 위한 새로운 시대 진화 코드

김용섭. 언컨택트: 더 많은 연결을 위한 새로운 시대 진화 코드. 서울: 퍼블리온,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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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에 대해서

Trend Insight & Business Creativity를 연구하는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 트렌드 분석가이자 경영전략 컨설턴트, 비즈니스 창의력 연구자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 GS, CJ, SK, 한화, 롯데 등 주요 대기업과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외교부 등 정부기관에서 2,000회 이상의 강연과 비즈니스 워크숍을 수행했고, 150여 건의 컨설팅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SERICEO에서 트렌드 브리핑 〈트렌드 히치하이킹〉을, 휴넷CEO에서 〈트렌드 인사이트〉를 통해 대한민국 CEO들에게 최신 트렌드를 읽어주고 있으며, 다수 기업들을 위한 자문과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요약

COVID-19는 대한민국과 전 세계의 삶의 방식을 바꾸어 버렸다. 비근한 예로 대한민국 국민들이 COVID-19 아니면 알 필요도 없었던, 문화인류학자 에드워드 홀 Edward T. Hall의 '사회적 거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것이 일상이 되어 버렸다. 그러면서 시대의 키워드로 떠오른 말이 '언컨택트' (비대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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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면, COVID-19 이전 벌써 언컨택트 Uncontact 는 시작했다.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스마트폰으로 넷플릭스, 유튜브를 보거나, 게임을 하는 사람들은 주변의 사람들과 스스로를 단절한다. 콩나물 시루같은 전철에서 서로 어깨를 맞대고 서 있는 사람들도 스마트 기기(Devices)만 있다면, 내 옆의 사람이 누구인지를 돌아볼 이유가 없다. 혼밥의 문화도 언컨택트 사회의 대표적인 문화적인 현상 중의 하나이다. 누군가 함께 앉아 대화를 나누는 것이 어색한 이들은 혼밥을 즐긴다. 내가 그의 식사 속도를 맞추거나, 숟가락을 입에 넣으면서 상대방의 눈을 맞추어야하는 것이 불편한 이들은 혼밥을 선택한다. 가상현실도 언컨택트의 한 종류이다. 이제는 굳이 운동을 하기 위해서 여럿이 모일 필요가 없다. 가상현실은 혼자서 운동할 수 있도록 나를 도와준다. 사실 언컨택트 사회는 초연결 사회 Hyper-connected Society 에 대한 대안이다. 멀티미디어와 SNS, 그리고 방대한 검색 엔진들은 사생활의 영역을 개인의 영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공개된 개인의 영역은 이미 모든 사람들이 눈을 볼 수 있는 공적인 영역이 되었고, 그 불편함이 언컨택트 사회로 옮겨가는 원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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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우리 사회에서 널리 퍼져나가는 언컨택트 사회를 짧은 시간 안에 갑작스럽게 보편화 시킨 것이 COVID-19이다. 
 
"코로나19가 언컨택트 트렌드의 티핑 포인트 Tipping point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티핑 포인트는 어떠한 현상이 서서히 진행되다가 작은 요인으로 한순간 폭발하는 것을 말하는데, 2005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토머스 셀링 Thomas Schelling이 하버드대 교수 시절인 1969년에 쓴 "분리모델" Models of Segregation 논문에서 제시한 티핑 이론에 나오는 개념이다." (10쪽)
 
 
❖ 일상에서의 언컨택트: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게 될 때! 
 
언컨택트는 '불안'과 '편리'가 만든 것이다. 계속 연결되기 위해서 선택된 트렌드가 언컨택트이다. 그런면에서 이 언컨택트는 연결과 접촉의 다른 방식이다. 
 
"흥미로운 건 불안과 편리, 이 두가지가 언컨택트 트렌드의 핵심 배경이라는 것이다." (8쪽)
 
    인간 뿐 아니라, 모든 생명체는 서로 연결(Contact)되어 있다. 그러나, 뜻하지 않게 이 연결의 고리가 끊어지면, 본능적으로 이 연결고리를 잇고자 대안을 찾는다. 서로 볼을 맞대고 인사하거나 손을 잡고 인사를 하는 대신 주먹을 맞댄다(Fist Bump). 부득불 서로 대면해야할 경우 마스크를 착용한다. 가깝게 다가서는 것대신 사회적인 거리를 유지한다. 이 모든 행동방식들은 컨택트하기 위해서 선택한 언컨택트이다.
 
"초연결 사회 Hyper-connected Society는 인터넷과 모바일 기기, 센서 기술들의 진화로 사람과 사물 등의 모든 것이 네트워크로 연결된 사회를 말한다... 우린 연결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를 살고 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초연결 시대에 단절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사람과의 연결에서 오는 불필요한 갈등과 오해, 감정소모, 피로에 대한 거부다." (82쪽)
 
언컨택트 사회를 염려하지만, 이 걱정과 두려움은 아직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들의 괜한 염려일 수도 있다. 왜냐하면, 적어도 대한민국의 언컨택트 사회는 여러가지 면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직장에서 퇴근한 후 회식이 사라지면서, 가정에서 함께 식사하는 가정이 늘어났다. 회식도 직장 생활의 연장이라고 생각하는 대한민국의 사람들은 그 자리가 마냥 즐겁지 만은 않다. 그러나 이제는 회식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접대 없이는 비즈니스가 안된다는 한국적인 마인드를 깨는 역할도 하고 있다. 결국 사회적인 투명성이 자연스럽게 싹트기 시작한 것이다. 화상회의는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 비즈니스에서의 언컨택트: 기회와 위기가 치열하게 다투는 과도기!
 
COVID-19 이전에 비즈니스계에서는 이미 언컨택트가 트렌드가 되어 가고 있었다. 과거에는 만나지 않았을 때의 불안감 때문에 기업주들이나 고위직의 경영자들은 오프라인에서의 회의와 만남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러나 언컨택드의 트랜드는 회사의 구조를 더욱 투명하게 만들었다. 인간적인 친밀함이 아니라 업무의 성과로 평가하기 때문에, 학벌, 나이, 성별, 인종, 종교 등의 차별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꼰대식 잔소리보다는 정보전달 위주의 화상회의 또는 문자 정보 전달은 정해진 시간 안에 회의를 끝낼 수 있기 때문에 업무에 더 효율적이다. 과거에는 컨퍼런스, 박람회등 직접 만나고 보고는 컨택트 중심의 교류였다면, 이제는 지구 반대편에서도 웹이나 동영상을 통해 제품을 만나보고 아이디어를 채택할 수 있게 되었다. 
    기업 뿐이 아니다. 비즈니스 사회에서는 영상강의(메가스터디 등), 드라이브 스루(패스트푸드 점포의 Drive Through), 인터넷 쇼핑(Amazon 등), 무인 편의점, 원격 진료 등의 분야가 오프라인보다 더 큰 시장이 되었다. 보수적이던 경영진들도 주주총회에서 전자투표를 도입하고, 스포츠에서도 e-스포츠가 부상하는 등, IT를 기반으로하는 비대면(언컨택트) 교류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IT에 기반을 둔 기계와 데이터가 사람을 대치하는 불편한 현실이 있다. 그만큼 노동시장의 공급이 줄어듬으로 인간 노동력의 필요가 점차 축소되기 때문이다.  
 
"비대면 주문 자체가 핵심이 아니다. 비대면이란느 것은 사람은 빠지지만 그 자리에 애플리케이션과 데이터가 들어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169쪽)
"현대자동차의 생산직 노동자는 5만명 정도인데, 2025년까지 전체의 30% 정도인 1만 5000명이 정년퇴직한다. 하지만 인력 추가고용 계획은 없다." (188쪽)
 
 
❖ 공동체에서의 언컨택트: 더 심화된 그들만의 리그와 양극화!
 
언컨택트 사회에서는 '끼리끼리' 모이는 문화가 주류를 이룬다. 비슷한 수준과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가상의 공간에서 만나고, 오프라인에서도 소규모로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 간다. COVID-19는 대한민국의 이런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하게 요구하던 때에도 고급 쇼핑몰에서는 프라이빗 VIP 문화를 만들어서 그들을 만을 위한 폐쇄된 쇼핑 공간을 제공하였다. 예술 작품 전시회에도 VIP들을 위한 작고 고급 전시회는 계속되었다. VIP들은 그들만을 위한 폐쇄된 공간을 이용하면서 COVID-19 이전의 삶을 그대로 누렸다.  
 
"2020년 2월1일-3월15일 동안 신세계백화점의 명품 매출 현황을 보면, 매장에서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4%나 늘었다. 온라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가 늘었다. 백화점 전체의 매출과 백화점 출입객은 크게 줄었지만 명품 매장의 매출이 늘었다는 건 백화점의 프라이빗 서비스가 선방했다는 의미다. 실제로 해당 기간 중 신세계백화점의 VIP 회원은 평균 4.8회 백화점을 찾았다. 일반 고객이 같은 기간 평균 2회를 방문한 것보다 훨씬 많다." (225쪽)
 
    경제적인 여유가 있어서 교외에 또다른 집을 두고 있는 사람들은 감염병으로부터 조금 더 안전한 시외곽의 집으로 생활의 주된 터전을 잠시 옮기면 된다. 미국의 부유층들이 COVID-19를 피하기 위해서 수영장이 딸린 호화 대피소를 사들이고 외딴 섬으로 피신하고 있다는 3월 27일자 CNBC의 방송은 COVID-19가 초래한 위기와 이를 피하기 위한 갑작스런 언컨택트 사회가 상류층들에게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단지 경제적 빈부의 차이만으로 사회가 양극화되는 것은 아니다. 디지털에 상대적으로 익숙치 않은 고령층과 디지털 문화를 자유자래로 이용하는 젊은이들 사이에도 디지털 빈부격차가 생긴다. 카드 사용이 불편하고, 스마트폰 앱의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들은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에 비해서 정보를 획듣하는 데도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리고 당연히 누릴 수 있는 것들조차도 정보 부족으로 강제(?) 포기하게 된다. 그러므로 심리적으로 고립감을 가질 수 밖에 없다. 고립감이 외적으로 드러나면서 세대간의 갈등으로 번지기도 한다. 
 
"정보를 가진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격차이자 디지털 시대의 격차라는 의미의 '디지털 디바이드'라는 말은 뉴욕타임즈의 개리 풀 Gary A. Poole이 1995년에 처음 썼다고 열려졌는다, 1995년 7월 미국 상무부의 정책 보고서에서 디지털 디바이드가 언급되어 있기도 하다." (250쪽) 
 
 
❖ 언컨택트 사회: 우리는 여전히 사회적 동물이다
 
언컨택트는 진화의 방향이다. 언컨택트의 시대는 그래서 '홀로 살겠다'는 말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만남을 줄이는 시대'를 가리키는 말이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다. 그러므로 홀로 살아갈 수 없다. 모든 것이 연결(Contact)되어 있다. 
 
"그동안 역사가 오프라인에서의 연결과 교류를 극대화시키는 방향으로 인류를 진화시켜왔다면, 이젠 온라인에서의 연결과 교류를 오프라인과 병행시키는 방향으로 진화되고 있다. 엄컨택트는 단절이 아니라 컨택트 시대의 진화인 것이다. 우리가 더 안전하고, 더 편리하고, 더 효율적으로 연결되기 위해서 사람이 직접 대면하지 않아도 연결과 교류가 되는 언컨택트 기술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결국 언컨택드 사회가 되어도 우리의 공동체는 유효하다. 우리가 사회적 동물이란 것도 유효하다. 다만 사회적 관계를 맺고 교류하고 연결되는 방식에서 비대면, 비접촉이 늘어나고, 사람 대신 로봇이나 IT 기술이 사람의 자리를 일부 채울 수 있다." (263쪽)
 
    그러나 언컨택트 사회는 분명히 반사회적인 결과도 함께 초래한다. 별장을 가진 부자들과는 달리 도시의 노동자들에게는 상대적인 박탈감을 준다. 계약직이나 임시직 서비스 노동자는 수입이 줄어들거나 일자리를 잃게 된다. 생산직 노동자는 재택근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COVID-19의 시대에는 위험을 감수해야한다. 부자는 격리되어 있는 중에도 돈을 벌 수 있지만, 서민에겐 가혹한 현실의 문제가 생긴다. 결국 사회 불평등이 심화되고, 그동안 숨어 있던 불평등의 요소들이 겉으로 드러나게 되면서 더 큰 갈등을 불어 일으킬 것이다. 경제적인 중간 계층도 점점 사라질 것이다.
 
"SF영화에서 다른 미래 사회의 모습에서 경제적, 사회적 지위가 만든 사회적 신분에 따른 거주 지역의 분리다." (296쪽)
 
그러므로 '견제'와 '투명성'은 언컨택트 사회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 
 
❖ 적용과 대안
 
(1) 언컨택트 사회가 보여준 공동체성 
본능적으로 무리를 이루고 살아가는 인간은 사회적이기 때문에 한 객체가 이기적으로 자기만의 이익을 추구하려고 할 때에는 공동체의 연결의 고리가 끊어진다. 그 순간 재앙이 생긴다. 단지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 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이 속해 있는 생태계 전체가 코바늘로 뜬 스웨터마냥 어느 곳 한곳의 올이 터지면 실이 모두 풀려버리는 운명 공동체이다.  
 
"전염병은 과거에 비해 늘고 있고, 그 중 동물에서 인간에게로 병원체가 옮겨져 발생하는 인수공통감염병의 비중이 높다. 미국 수의학 저널(Veterinary Science)에 따르면, 지난 80년간 유행한 전염병들은 거의 인수공통감염병이고, 그 중 70% 정도가 야생동물에 의한 것이라한다. 인수공통감염병의 대부분이 가축이 아닌 야생동물 이라는 점은, 인류가 했던 생태계 파괴와 무관하지 않다. 도시화, 세계화로 점점 많은 개발이 이뤄지며 생태계가 파괴되자, 서식지가 둘어든 동물들이 먹이를 찾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인간 세계로 올 수 밖에 없는 것이다." (97쪽)
 
운명을 함께 나누었기 때문에, 혼자서만 살아 갈 수 없다. 
    중국이라는 나라의 도시 하나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COVID-19이 세계적인 대유행병이 되어 버렸다. 이 유행병으로부터 안전한 나라는 이 지구에는 없다. 세계가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는 시대에 가장 고립되어 있는 나라라 불리는 북한도 COVID-19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것을 보라. 
    그러므로 홀로 안전한 사회는 없다. 안전은 모두의 숙제이고, 모두가 안전할 때 개인도 안전을 보장받는다. 전염병이라는 독특한 소재이기는 하지만, 전염병을 넘어서 경제와 정치 모두가 마찬가지이다. 그러므로 언컨택트 사회는 모든 사람들을 컨택트 해야하는 사회이다. 
 
(2) 언컨택트 사회의 핵심-인문학
저자는 언컨택트 사회에 대해서 정리하면서 현재 사회를 잘 그려냈다. 그리고 이미 경험하고 있던 언컨택트와 이제 갑작스레 모든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언컨택트 사회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저자는 현실에 대한 소개에 그치지 않는다. 언컨택트 사회의 문제점을 함께 지적하면서 언컨택트 사회가 디스토피아가 되지 않기 위해서 견제와 투명성을 그 대안으로 제시한다. 
    여기에 하나 더 붙이자면, 인문학을 꼽을 수 있다. 인문학이 견제와 투명성의 기초가 되어야한다. 언컨택트 사회는 IT를 기반으로한 데이터를 양분으로 삼는다. 이 기술력들이 없다면 언컨택트 사회를 이루어 질 수 없다. 언컨택트의 이름으로 IT 기술이 만든 도구들을 이용하여 컨택트하는 이들의 사생활과 공적인 영역의 흔적들은 데이터를 고스란히 남긴다. 이 데이터를 소유하는 사람들이 미래를 지배할 사람들이다. 이 IT 기술과 데이터로 무장할 수 있는 이들은 소수이다. 이 소수가 다수의 삶을 좌우한다고 할 때 가장 필요한 것은 IT 엔지니어들과 데이터 소유자의 인문학적 소양이다. 
    결국은 사람이다. 사람에 대해서 어떠한 관점(철학)을 가지고 있는가에 따라서 IT 기술과 이를 바탕으로 쌓여진 데이터는 수술용 칼이 될 수도 있고, 전쟁용 칼로도 사용될 수 있다.  사람과 공동체를 살리는 인문학적 터 위에서 그것을 잣대 삼아 사회를 견제해야하며, 사람의 사람됨을 기준으로 기술력의 투명성을 요구해야한다. 교회는 '인문학'을 '신학'이라는 이름으로 바꿀 수도 있겠다. 
 
(3) 언컨택트 사회와 교회: 예배는 원래부터 언컨택트였다
COVID-19로 영상 예배를 준비하면서 교회들의 걱정은 "이런 비대면(언컨택트) 예배가 언제까지 가능할 것인가?"이다. 그러나 조금 냉정하게 교회를 보자. 대부분 교회의 예배는 애초에 언컨택트였다. 한 공간에서 얼굴을 본다는 면에서 컨택트라고 할 수도 있지만, 예배를 드린 후, 누군가와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거나, 교회의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는 한, 예배를 드리고 돌아가는 사람들은 자기 옆에 앉아 있는 사람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목회자와의 일대일 대화와 교제도 없다. 예전에 따라서 일어나기도 앉기도하고, 찬양과 기도를 하고, 긴 설교도 듣지만, 그 안에서 성도는 누구와도 컨택트하지 않는다. 사실 알고 보면, 주일 예배를 드리는 공동체에서 소수만이 목회자와 컨택트하고, 그보다도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교회에서 다른 이들과 컨택트 하며, 대부분의 많은 교인들은 컨택트 없이 집으로 돌아간다. 
 
(4) 언컨택트 사회와 교회: 소규모의 컨택트를 높여라
위의 신세계 백화점의 예를 통해서 소규모의 그룹에게 특별한 그들만의 서비스를 제공했던 매장들이 COVID-19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롭고, 오히려 매출이 상승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극소수의 부유층이 누릴 수 있는 빈부와 사회, 그리고 보건의 양극화를 보여주는 실례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소그룹은 외부로부터의 영향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이기도 하다. 
    COVID-19 이후의 교회는 소그룹 중심의 모임들이 주류가 되어야한다. 그리고 그 소그룹이 VIP처럼 관심을 받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접촉해야 한다. 10명을 넘지 않는 소그룹은 로마 시대에 박해를 견디었던 초대교회 공동체의 교인 숫자이기도 하다. 관리의 대상에서 삶을 공유하는 관계를 지향하는 소그룹을 중심으로 평신도 리더십을 키워 나간다면, 언컨택트 사회에서도 언컨택트 문화를 기반으로 깊은 컨택트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COVID-19로 공동체의 대규모 집회가 어려운 상황에서 교회가 컨택트를 유지하고, 교인들이 공동체성을 기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속회와 같은 작은 모임들을 활성화(동시에 평신도 리더십의 증진)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5) 언컨택트 사회와 교회학교: 공동체성을 가르치라 
교회학교에서 하나님에 대한 지식을 가르치는데에만 집중을 하다보면, 자칫 하나님과 나와의 수직적인 관계에만 집중하는 신앙 수준에 머무를 수 밖에 없다. 이런 신앙은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나 성년이 되어 기독교의 문화와 전혀 다른 세상에 나갔을 때, 곧바로 버림받는다. 
    교회학교는 유년기부터 공동체성을 가르치며, 세상을 홀로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려주며, 함께 회복해 나아가야할 창조 질서의 회복(하나님과 사람,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을 교육해야한다. 신앙을 가지고 있는 않은 사람들을 포함하여 인류 보편이 가져야할 기본 소양으로서의 인문학이 COVID-19 이후 사회의 필수 요소라면, 기독교 신앙을 가진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창조 신앙의 회복,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의 원리를 품은 신학이다. 
    교회는 주일 예배를 드리는 부모들의 자녀들을 잠시 맡아주는 보호시설이 아니라, 언컨택트 사회를 이끌어갈 기독교 신앙의 차세대 리더들에게 하나님의 눈을 가르쳐 주는 곳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 마치면서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가 2020년 2월24-25일 실시한 여론 조사결과 전체 교인의 23%는 COVID-19 사태 이후 아예 주일 예배를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COVID-19 이후의 교회는 최대 23% 정도의 교인 감소를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한다. 예기치 못하게 갑작스레 맞이한 언컨택트 사회와 예배가 만들어낸 사회 현상이다.  
    언컨택트 사회로의 변화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세계의 흐름이다. COVID-19의 시대에 언컨택트는 선택이 아니라 의무가 되었고, COVID-19 이후 시대에도 여전히 사회 구조는 언컨택트로 갈 것이다. 그러나 이것을 염려의 대상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그 안에서 언컨택트의 본질을 파악하고 새 길을 열 것인지는 오로지 교회의 리더들에게 달려있다. 
    언컨택트 사회는 컨택트하고자하는 열망에서 비롯된 도구이다. 언컨택트 사회를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그들이 바라는 컨택트의 바램을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서 채워줄 것인가를 이제 고민해야할 때다. 그리고 언컨택트 사회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사회구조에서 기독교 신앙의 가치를 어떻게 구현할까를 고민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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